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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교육청 ‘국기 경례’ 강요는 MB정부와 닮았다?

 

 

부산시 교육청이 일선 초,중,고교에 ‘국기에 대한 경례’ 실시와 ‘국기에 대한 맹세문’을 낭독하도록 지시한 것을 두고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군사독재 시절에나 있을 법한 시대착오적 발상이라는 지적이다.

부산시 교육청 “국기 경례, 맹세문 낭독 매일 실시하라” 공문

부산시 교육청은 지난달 24일 관내 496개 학교에 ‘2010학년도 국가정체성 교육 계획’ 공문을 보내면서 이번 학기부터 매일 학급별 조회시간 때 ‘국기에 대한 경례’와 ‘국기에 대한 맹세문’을 낭독하도록 했다.

또 학교별로 매달 1회 이상의 전체조회를 하고 국민의례 정식절차에 따라 ‘국기에 대한 경례’는 물론 ‘애국가 제창‘과 ’호국영령에 대한 묵념‘까지 할 것을 지시했다. 이 공문에는 “걷다가 애국가가 들려오면 걸음을 멈추고 애국가가 들려오는 쪽을 향해 바르게 서서 들어라”는 등 구체적 예시까지 담겼다.

시 교육청은 그동안 자율로 맡겨왔던 국기예절 교육이 미흡하다는 판단 아래 이 같은 조치를 결정했다. 이에 따라 부산지역 각급 학교들은 ‘국가정체성 교육’ 관련 실행 계획을 교육청에 보고하는 한편, 조만간 시행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국기에 대한 맹세’는 1968년 만들어져 4년 뒤인 1972년 당시 문교부를 통해 전국으로 확대 시행됐다. 그러나 ‘국가주의 훈육’이라는 비판과 점차 확산된 학교 행사 간소화 바람을 타고 점차 학교별로 중단되거나 자율에 맡겨져 왔다.

△ 최근 국기에 대한 경례 실시 등이 담긴 '국가정체성 교육 계획' 공문을 부산 관내 각급 학교에 지시해 논란을 빚고 있는 부산시 교육청. ⓒ 민중의소리 김보성기자


부산시 교육청의 ‘국가정체성 교육’ 방침이 알려지자 “시대착오적 행위”라는 비난이 속출하고 있다.

부산교육희망네트워크는 17일 ‘국가정체성 교육 계획을 철회하라’는 제목의 성명을 통해 “당혹스런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며 “21세기 자율적이고 창의적인 인재를 육성한다면서 이렇게 획일적이고 일방적인 방식의 교육은 시대착오적인 행위”라고 강력하게 비판했다.

네트워크는 “그동안 전체조회가 훈육위주로 진행되면서 비교육적이고 수업결손을 가져온다는 지적이 많았다”면서 “그 결과 전체 조회를 줄여왔는데, 이에 대한 대안 마련 없이 단지 국민의례 교육을 실시한다면 결국 의례적인 행사로 전락할 수 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또한, “자발성에 기초하지 않은 형식적 국가정체성은 뿌리 없는 나무와 같고, 정체성 혼란만 가중시킨다는 것이 역사가 말해주는 진리”라며 “기성세대보다 더 개인적이고 자율성에 익숙한 요즘 학생들에게 전체적이고 획일적 교육방식이 오히려 역효과를 가져올 수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시대착오적 행위” 비난 속출.. “역효과 불러올 것”

언론도 칼럼과 사설을 개재하며 비난 여론에 동참했다. <부산일보>는 15일 자 신문 칼럼을 통해 “의무적인 국민의례로 애국심이 함양되겠냐”며 “시대착오적 발상을 구체화시키는 (시 교육청의) 용기가 놀랍기만 하다”고 꼬집었다.

<한겨레>는 같은 날 사설에서 “발상 자체가 난센스에 가깝다”며 “애국심 함양이 필요한 대상은 교육관료들”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교육청의 이번 조처에서는 교육관료들의 전형적인 ‘한건주의’ 냄새가 진하게 풍긴다”며 “MB 정부 들어 과거회귀주의 흐름에 편승해 뭔가 하고 있음을 보여주려는 강박관념이 느껴진다”고 일침을 놓았다.

진보정당도 발끈하고 나섰다. 민주노동당 부산시당은 앞서 16일 논평에서 “국기에 대한 맹세 강요는 전근대적인 군사문화의 산물”이라며 “부산교육청이 국기 경례 등을 강요하는 모습은 이명박 정부의 강압적 통제방식과 너무나 닮았다”고 비판을 제기했다.

진보신당도 15일 중앙당 차원의 논평을 통해 “21세기에 웬 국가주의 교육 부활이냐”며 “국가에 대한 무조건적 충성교육을 강요하던 군사정권 시절을 살고 있는 듯한, 실로 시대착오적인 조치가 아닐 수 없다”고 비난했다.

그러나 이 같은 비난 여론에도 시 교육청은 당분간 시행 여부를 지켜본 뒤 상반기 중으로 관련조례를 제정해 공포한다는 입장이어서 파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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